1345년 3월 13일, 네덜란드 암스테르담
작은 마을에 기적이 일어났다.
그 의미깊은 날에 신부는 임종에 다다른
한 어부의 고해를 듣고 나서
그에게 노자성체(路資聖體)를 영해 주었다.
그런데 그 신부가 막 떠나갔을 때
그 어부는 심한 기침을 하여
음식물을 토해내었다.
어부의 부인은 아직도 상하지 않은
성체가 있는 토사물을 곧바로
화덕 속에 던져버렸다.
다음 날 아침
그녀가 잔잔하게 타오르고 있는
화덕의 불을 크게 하려고 했을 때에야
비로소 자신이 그 거룩한 성체를 얼마나
무관심하게 다루었는지 알게 되었다.
왜냐하면 놀랍게도
그 성체는 하나도 흠이 나지 않은 채
그 주위에 밝은 빛을 내며
조금도 더럽혀지지 않았다.
이에 깊이 감동한 부인은
곧 무릎을 꿇고 성체에 경배하였다.
그리고 나서
그녀는 높이 타오르는 불길에서
조심스럽게 성체를 꺼냈다.
그러나 그녀는
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.
경외심에 가득차서 부인은 그 성체를
깨끗한 천에 올려놓았다.
그녀는 급히 자기 남편에게 병자성사를
베풀어 준 그 신부를 찾아갔다.
신부는 그녀에게 소문이 나지 않도록
그 기적에 대해
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.
그리고 신부는 그 기적을 일으킨
성스러운 성체를 성당으로 모시고 갔다.
그러나 다음 날, 부인은
세탁물을 넣어 두는 상자에서 성체를
새로이 발견하였다.
이로 인하여 신부는 그 기적을
감추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.
사람들이 주님의 크나큰 영광에 경배하고
신앙을 굳건히 하도록 이 기적을
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.
주임 신부는 곧 이 기적을
동료 성직자에게 알렸다.
그러자 마자 사방에서 사람들이
이 곳으로 몰려들었다.
신부와 많은 주민들은 펄럭이는 깃발과
타오르는 촛불을 들고 기도를 드리고,
성가를 부르면서 성스러운 행렬을 지었다.
그리고는 그 기적을 일으킨
성스러운 성체를 모시고 암스테르담의
성 니콜라오 성당으로 갔다.
교회 당국은 그 후
몇달 동안에 걸쳐 엄밀한 연구를
한 결과 이 사건은 진실이며,
그 때문에 자신은 주님께서 베푸신
이 성체의 기적을 널리 알리는 것에
기꺼이 허락한다고 발표하였다.
독실한 신심을 가진
암스테르담 주민들은 초라한 성당의
모습을 바꾸기로 결정하였다.
그러나 성체가 타지 않고
그대로 있었던 화덕은 치우지 않고,
그 장소에 그대로 보관하였다.